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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DNA가 손상돼도 살아남는 데이노코쿠스의 비밀

1956년 미국 오리건주의 연구진은 감마선을 이용해 통조림 고기를 살균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미생물이 살아남기 어려운 선량으로 처리했는데도 고기가 부패했고, 조사 과정에서 붉은색 집락을 만드는 세균이 분리됐다. 이 세균은 처음에 Micrococcus radiodurans라는 이름으로 보고됐지만 세포 외피와 계통학적 차이가 확인되면서 1981년 Deinococcus radiodurans로 재분류됐다.D. radiodurans는 둥근 세포가 두 개 또는 네 개씩 붙은 형태로 흔히 관찰되는 비운동성 호기성 세균이다. 붉은색을 띠는 데이노잔틴 계열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만들며, 현재 Deinococcota문과 Deinococcaceae과에 분류된다. 널리 연구되는 R1 균주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대..

박테리아 2026. 8. 27. 15:38
햇빛 없는 지하 깊은 곳의 생존자, 데술포루디스는 무엇으로 살아갈까?

햇빛이 전혀 닿지 않고 지표에서 내려온 유기물도 거의 없는 지하 2.8킬로미터의 암반수에서 독특한 생태계가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음포넹 금광의 깊은 균열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한 연구진은 유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99.9%를 넘는 비율이 하나의 세균 계통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 세균에 붙은 이름이 Candidatus Desulforudis audaxviator다.audax viator는 라틴어로 ‘대담한 여행자’를 뜻한다.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에 등장하는 라틴어 문구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이 세균은 처음 발견됐을 당시 순수배양 없이 환경에서 얻은 유전체를 바탕으로 이름이 제안됐기 때문에 Candidatus가 붙었다. 2019년에는 서시베리아 지하 대수층에서 분리된 가까운 계통인 ..

박테리아 2026. 8. 27. 10:58
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세균, 지오박터의 독특한 에너지 생활

사람의 세포에 있는 마이토콘드리아는 영양분에서 나온 전자를 전자전달계로 이동시키고, 마지막에 산소로 넘기면서 ATP 생산에 필요한 양성자 농도 차이를 만든다. 그런데 산소가 거의 없고 물에 녹지 않는 산화철이 널려 있는 진흙에서는 산소를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Geobacter sulfurreducens는 이런 환경에서 전자를 세포 바깥으로 이동시킨 뒤 외부의 철 광물이나 전극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G. sulfurreducens의 기준 균주 PCA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에 있는 탄화수소 오염 배수로의 표층 퇴적물에서 분리됐다. 1994년 종을 설명한 논문이 발표됐고, 학명은 1995년 국제적인 세균 명명 절차를 통해 유효하게 공표됐다. PCA는 산소 없이..

박테리아 2026. 8. 27. 00:08
다른 세균의 몸속으로 침입하는 포식자, 브델로비브리오의 사냥법

세균은 주변의 영양분을 흡수하거나 동식물의 세포에 감염을 일으키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다른 세균을 먹잇감으로 삼아 살아가는 세균도 있다. Bdellovibrio bacteriovorus는 주로 그람음성 세균을 찾아 표면에 달라붙은 뒤, 바깥막과 세포막 사이의 주변세포질로 침입한다. 그곳에서 먹잇감의 물질을 분해해 성장하고 여러 자손으로 나뉜 다음 남은 세포 외피를 뚫고 밖으로 나온다.속명 Bdellovibrio는 거머리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굽거나 진동하는 세균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으며, 종소명 bacteriovorus는 세균을 먹는다는 의미다. 하인츠 슈톰프와 모티머 스타는 1963년 토양에서 분리한 이 세균을 새로운 속과 종으로 보고했다. 현재 B. bacteriovorus는 유효하게 발표..

박테리아 2026. 8. 26. 12:12
몸속에 나침반을 만드는 세균, 마그네토스피릴룸은 어떻게 방향을 찾을까?

세균이 철을 이용해 몸 안에 작은 자석을 만들 수 있을까? 플라스틱을 분해하거나 황과 철 화합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세균은 비교적 널리 알려졌지만, 자성 광물을 직접 만드는 세균도 존재한다. 자연의 연못과 퇴적층에는 철 이온을 흡수해 세포 안에 자철석 결정을 만들고 지구 자기장의 방향을 따라 이동하는 자기주성 세균이 살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대상이 나선형 세균인 Magnetospirillum magneticum AMB-1이다.여기서 철을 이용한다는 말은 철을 주된 먹이나 에너지원으로 삼는다는 뜻이 아니다. AMB-1은 배양 조건에서 숙신산 같은 유기물을 탄소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흡수한 철로 자성 광물인 자철석을 만든다. 철을 산화해 에너지를 얻는 철 산화 세균과는 구분해야 한다.이 균주의 학명에는 ..

박테리아 2026. 8. 26. 06:04
세균도 무리를 지어 사냥할까? 마이소코쿠스 산투스의 집단생활

세균도 무리를 이루어 사냥하고 공동 구조물을 만들 수 있을까? 흙 속에 사는 가느다란 막대 모양의 세균 가운데에는 여러 세포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세균의 군체를 공격하는 종류가 있다. 먹잇감과 만난 세포들은 반복해서 진행 방향을 바꾸며 물결 같은 무늬를 만들고 먹이 영역으로 퍼져 나간다.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수많은 세포가 한곳에 모여 자실체라는 입체적인 구조도 만든다.이 행동의 주인공은 Myxococcus xanthus다. 점액세균류에 속하는 토양 세균으로, 현재 분류에서는 믹소코코타문에 포함된다. 과거 문헌에서는 델타프로테오박테리아로 분류한 경우가 많으므로 연구 시기에 따른 분류 체계의 차이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이 세균은 이동과 포식, 자실체 형성, 세포 분화, 동료 인식과 계통 간 ..

박테리아 2026. 8. 25. 17:04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균이 있다?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가 거대해진 이유

현미경 없이 세균 한 개를 직접 볼 수 있을까? 대부분의 세균은 길이가 수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해 맨눈으로 형태를 구분할 수 없다. 그런데 카리브해의 맹그로브 숲에서는 흰 실처럼 보이는 세균이 발견됐다. 학명은 아직 순수배양되지 않은 후보 분류군이라는 의미를 포함해 Candidatus Thiomargarita magnifica로 표기한다.이 세균은 여러 세포가 이어진 군체가 아니다. 가느다란 실처럼 보이는 구조 전체가 세포 한 개다. 연구진이 측정한 평균 길이는 9,000마이크로미터를 넘었고, 가장 긴 개체는 약 2센티미터에 이르렀다. 흔히 연구하는 대장균과 비교하면 길이가 수천 배에 달할 수 있다. 크기만 특이한 것도 아니다. 세포 내부에는 일반적인 세균에서 보기 어려운 구조가 숨어 있다.썩은 맹그로브 ..

박테리아 2026. 8. 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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