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흙냄새와 항생물질로 잘 알려진 Streptomyces는 둥글거나 막대 모양으로 분열하는 일반적인 세균과 모습이 다르다. 포자가 발아하면 가느다란 균사가 가지를 치며 퍼지고, 영양이 줄어들면 공기 중으로 균사를 세운 뒤 수십 개의 포자가 이어진 사슬을 만든다. 하나의 유전체를 가진 세균 집단이 위치와 성장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 분화 과정이다.
연구에서 흔히 Streptomyces coelicolor A3(2)로 부르는 균주는 분류학적 주의가 필요하다. DNA 비교에서는 S. coelicolor의 표준 균주보다 Streptomyces violaceoruber 표준 균주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수십 년간 축적된 유전학 문헌과 데이터베이스에서는 A3(2)라는 기존 이름이 계속 사용된다. 따라서 목록의 학명과 실험 모델의 관용명을 유지하되, 진짜 S. coelicolor 표준 균주와 같은 계통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포자 하나가 가지를 친 기질균사로 자란다
수분과 영양분을 만난 포자는 세포벽 일부를 부드럽게 만들고 발아관을 내민다. 발아관의 끝에서는 세포벽 재료가 집중적으로 추가돼 균사가 길어진다. 이어 옆가지가 만들어지면서 토양 입자와 배지 안으로 퍼지는 기질균사망이 형성된다. 균사 끝부분의 성장 방향과 가지가 생길 위치는 DivIVA를 포함한 극성 단백질의 배치에 영향을 받는다.
어린 기질균사는 일반 세균처럼 세포마다 완전히 분리된 사슬이 아니다. 긴 균사 안에 여러 염색체가 존재하며 부분적인 격벽이 생겨도 세포질 연결이 남을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흩어진 유기물을 분해하는 효소를 넓은 범위에 분비하고, 흡수한 영양분을 성장하는 끝부분에 공급하는 데 유리하다.
집락이 성숙하면 일부 기질균사에서는 세포 사멸과 내용물 분해가 나타난다. 여기서 나온 영양분은 위쪽에서 자라는 균사와 포자 형성에 다시 이용될 수 있다. 다만 집락 전체가 하나의 계획에 따라 희생된다고 의인화해서는 안 된다. 배지 조성과 산소, 수분에 따라 사멸의 범위와 시기가 달라지며 살아 있는 기질균사도 계속 남는다.
공중균사는 물과 공기의 경계를 넘어야 한다
균사가 배지 표면을 뚫고 공기 중으로 올라오려면 물의 표면장력을 이겨야 한다. A3(2)는 채플린이라는 작은 단백질을 분비해 균사 표면을 소수성으로 만들고 공기와 물의 경계에서 단백질층을 형성한다. 로들린 단백질은 공중균사와 포자 표면에 규칙적인 막대 모양 무늬가 나타나는 데 관여한다.
공중균사가 만들어지지 않는 돌연변이는 배지 속에서 기질균사를 형성해도 솜털 같은 위쪽 구조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 이는 공중균사가 단순히 기질균사가 길어진 결과가 아니라 표면 성질과 유전자 발현이 바뀐 새로운 성장 단계임을 보여준다. 산소를 좋아해서 위로 자란다는 설명만으로는 이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bld 유전자군은 공중균사 형성에 필요한 조절망과 연결된다. 여러 Bld 단백질이 서로 다른 신호와 전사 단계를 조절하므로 특정 유전자 하나를 분화의 단일 스위치로 부르기는 어렵다. 실험실 배지에서 공중균사가 만들어지는 시기와 토양 속에서 실제 분화가 시작되는 조건도 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
긴 균사 안의 염색체가 일정한 간격의 포자로 나뉜다
공중균사가 충분히 자라면 성장은 멈추고 균사 전체에 많은 분열 격벽이 거의 동시에 배치된다. FtsZ 단백질이 일정한 간격으로 고리 구조를 만들고 세포벽 합성 장치가 그 위치에 격벽을 세운다. 이어 각 구획에 염색체가 분배되고 세포벽이 두꺼워지면서 둥글거나 타원형인 포자 사슬이 완성된다.
Whi 계열 조절 단백질은 포자 격벽 형성과 성숙에 관여한다. 관련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공중균사를 만들고도 균사가 포자 사슬로 나뉘지 않거나 염색체가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공중균사 형성과 포자 형성은 이어지는 과정이지만 서로 다른 조절 단계로 구분된다.
완성된 포자는 건조와 영양 부족을 영양균사보다 잘 견디고 공기나 토양 입자를 따라 퍼질 수 있다. 그러나 Bacillus가 세포 안에 하나씩 만드는 내생포자와 구조와 발생 과정이 다르다. Streptomyces 포자는 공중균사 전체가 여러 구획으로 나뉘며 만들어지는 외생포자이므로 내열성도 세균 내생포자와 같다고 볼 수 없다.
분화와 항생물질 생산은 같은 환경 변화에 반응한다
A3(2)는 파란색 액티노로딘과 붉은색 운데실프로디지오신을 비롯한 여러 이차대사산물을 만든다. 이런 물질은 빠른 영양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에 증가하는 경우가 많고 형태 분화 조절망과 일부 신호를 공유한다. 그렇다고 포자를 만들면 반드시 정해진 양의 항생물질이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배지의 탄소원과 인산염, 산소 및 균주의 돌연변이에 따라 색소와 포자 형성의 관계가 달라진다.
2002년 공개된 A3(2) M145의 선형 염색체는 8,667,507염기쌍이며 7,825개의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가 예측됐다. 중심부에는 성장과 복제에 필요한 비교적 보존된 유전자가 많고 양쪽 팔에는 환경 적응과 이차대사에 관련된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풍부했다. M145는 A3(2)에서 두 자연 플라스미드를 제거한 실험실 균주이므로 그 유전체 수치를 모든 S. coelicolor 분리주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모델은 새로운 항생물질을 찾고 생합성 유전자군을 활성화하는 연구에 쓰인다. 그러나 유전체에서 후보 유전자군을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용한 약물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화합물의 구조와 생산 조건, 표적, 독성과 내성 발생 가능성을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이 세균을 정리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껴진 부분은 포자가 마지막에 덧붙는 구조가 아니라 집락 전체의 성장 방향이 바뀐 결과라는 점이었다. 흙 속으로 퍼지던 균사는 표면 성질을 바꾸어 공기 중으로 올라오고, 하나의 긴 구조 안에 격벽을 반복해서 세워 많은 포자를 만든다. 여기에 색소와 이차대사까지 맞물린다. 내게는 이 과정이 세균의 분화를 단순히 모양이 달라지는 현상이 아니라 공간과 자원을 다시 배분하는 생활사의 전환으로 보이게 한다.
참고자료
- Hatano, K. 외, Taxonomic status of Streptomyces coelicolor A3(2) and Streptomyces lividans 66, Actinomycetologica, 1994, 8권, 2호, 47-50쪽. 원문 보기
- Bentley, S. D. 외, Complete genome sequence of the model actinomycete Streptomyces coelicolor A3(2), Nature, 2002, 417권, 6885호, 141-147쪽. 원문 정보 보기
- Flärdh, K., Buttner, M. J., Streptomyces morphogenetics: dissecting differentiation in a filamentous bacterium, Nature Reviews Microbiology, 2009, 7권, 1호, 36-49쪽. 원문 정보 보기
- Hoskisson, P. A., Fernández-Martínez, L. T., Streptomyces coelicolor, Trends in Microbiology, 2019, 27권, 5호, 468-469쪽. 원문 정보 보기
- List of Prokaryotic names with Standing in Nomenclature, Streptomyces coelicolor, 2026년 9월 확인. 분류 정보 보기
'박테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양분이 부족한 바다에서 Candidatus Pelagibacter ubique가 번성하는 이유 (1) | 2026.10.04 |
|---|---|
| 작은 광합성 세균 Prochlorococcus marinus가 넓은 바다를 지탱하는 방식 (0) | 2026.10.03 |
|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 한 번의 분열로 서로 다른 두 딸세포가 생기는 이유 (0) | 2026.10.01 |
| 스트렙토마이세스 코엘리콜로르, 세균이 균사와 포자를 만들며 분화하는 과정 (0) | 2026.09.30 |
| 시몬시엘라 뮐레리, 사람 입안에서 납작한 세포 띠를 만드는 세균 (0) | 2026.09.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