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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세균, 지오박터

 

사람의 세포에 있는 마이토콘드리아는 영양분에서 나온 전자를 전자전달계로 이동시키고, 마지막에 산소로 넘기면서 ATP 생산에 필요한 양성자 농도 차이를 만든다. 그런데 산소가 거의 없고 물에 녹지 않는 산화철이 널려 있는 진흙에서는 산소를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Geobacter sulfurreducens는 이런 환경에서 전자를 세포 바깥으로 이동시킨 뒤 외부의 철 광물이나 전극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G. sulfurreducens의 기준 균주 PCA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에 있는 탄화수소 오염 배수로의 표층 퇴적물에서 분리됐다. 1994년 종을 설명한 논문이 발표됐고, 학명은 1995년 국제적인 세균 명명 절차를 통해 유효하게 공표됐다. PCA는 산소 없이 살아가는 비발효성·비운동성 그람음성 막대균이다. 아세트산이나 수소를 전자공여체로 이용하면서 철(III), 원소 황, 푸마르산 등의 물질을 전자수용체로 사용할 수 있다.

산소 대신 철을 이용하는 호흡은 어떻게 가능할까

일상에서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행동을 뜻한다. 세포 수준에서 호흡은 조금 더 넓은 개념이다. 유기물이나 수소에서 전자를 꺼내 전자전달계를 따라 이동시키고, 마지막에 최종전자수용체로 넘기면서 ATP를 만드는 대사 과정이 호흡이다. 산소호흡에서는 산소가 최종적으로 전자를 받지만, 혐기성 호흡에서는 질산염, 황산염, 푸마르산이나 철(III)처럼 다른 물질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G. sulfurreducens는 아세트산을 이산화탄소까지 산화하면서 전자와 양성자를 얻는다. 아세트산의 탄소는 여러 대사반응을 거치면서 산화되고, 여기서 나온 전자는 세포 안쪽 막의 전자전달계로 들어간다. 전자전달 과정은 막을 사이에 둔 양성자 농도 차이를 형성하고, ATP 합성효소는 이 차이를 이용해 ADP와 인산으로부터 ATP를 만든다.

전자를 받은 철(III)은 철(II)로 환원된다. 화학식으로 단순화하면 Fe3+가 전자 한 개를 받아 Fe2+가 되는 반응이다. 철의 산화수가 +3에서 +2로 낮아지므로 환원이라고 부른다. 세균은 철을 먹어 자신의 몸속에 쌓아 두는 것이 아니라, 철(III)을 호흡 과정의 전자수용체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반응은 퇴적층의 화학적 성질에도 영향을 준다. 철(III) 광물이 철(II)을 포함하는 형태로 바뀌면 철의 용해도와 이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 철 광물 표면에 붙어 있던 인산염이나 미량 원소, 오염물질의 거동도 함께 변할 수 있다. 한 종류의 세균이 수행하는 산화·환원 반응이 철만이 아니라 주변 물질의 순환에도 연결되는 이유다.

여기에는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다. 산소나 푸마르산처럼 물에 녹아 이동할 수 있는 전자수용체와 달리, 산화철 광물의 큰 입자는 세포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세균은 자신이 얻은 전자를 안쪽 막과 주변세포질, 바깥막을 차례로 통과시켜 세포 외부의 고체 표면까지 보내야 한다. 이 현상을 세포외 전자전달이라고 한다.

종소명 sulfurreducens는 황을 환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처음 종을 설명한 연구에서도 원소 황을 전자수용체로 이용하는 성질이 확인됐다. 다만 현재는 철 환원과 전극으로의 전자전달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모델 세균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만 보고 황만 이용하는 세균이라고 생각하면 이 종이 가진 대사 범위를 놓치게 된다.

전자전달계는 세포의 여러 막을 어떻게 건널까

전자는 세포질에서 외부 광물로 한 번에 뛰어갈 수 없다. G. sulfurreducens는 여러 종류의 c형 사이토크롬을 단계적으로 이용한다. 사이토크롬은 헴이라는 보조인자를 가진 단백질이다. 헴 중심에는 철 원자가 들어 있으며, 철이 Fe2+와 Fe3+ 상태 사이를 오가면서 전자를 받았다가 다음 분자에 넘겨줄 수 있다.

이때 철 원자가 단백질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은 아니다. 헴에 결합한 상태에서 산화수가 바뀌며 전자를 전달한다. 같은 철 원자라도 광물 속의 철은 최종전자수용체로 작용하고, 사이토크롬 속의 철은 전자를 중간에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철의 산화·환원 성질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안쪽 막에서 시작된 전자는 주변세포질에 있는 사이토크롬과 바깥막의 단백질 복합체를 거쳐 세포 표면으로 이동한다. 주변세포질은 그람음성 세균의 안쪽 막과 바깥막 사이에 있는 공간이다. 바깥막에는 포린과 여러 헴을 가진 사이토크롬이 결합한 복합체가 존재하며, 이 구조가 세포 외부 방향으로 전자를 전달하는 통로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다.

세균이 언제나 같은 단백질 조합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녹아 있는 철(III)을 환원할 때, 물에 녹지 않는 산화철과 접촉할 때, 전극 표면에서 바이오필름을 만들 때 필요한 단백질의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다. 전자를 한 출구로 무조건 내보내기보다 전자수용체의 위치와 물리적 상태, 산화·환원 특성에 따라 여러 전달 경로를 조절한다.

2024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PpcA부터 PpcE까지의 작은 주변세포질 사이토크롬이 OmcS로 이루어진 필라멘트와 결합해 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단백질 수준에서 조사했다. 다섯 단백질 모두 OmcS에 전자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결합과 전달 효율에는 차이가 있었다. 세포 안쪽의 전자전달계와 바깥쪽 구조 사이에 하나의 고정 통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변세포질 단백질이 중복된 경로를 만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정제한 단백질 사이에서 전자가 전달됐다는 사실과 살아 있는 세포에서 그 경로가 항상 주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 결손 실험, 실제 광물 환원 속도와 전극 전류를 함께 살펴야 각 단백질의 생리적 중요도를 판단할 수 있다. 지오박터의 세포외 전자전달 연구가 복잡한 이유도 구조 분석과 시험관 실험, 살아 있는 세포에서 얻은 결과가 항상 하나의 설명으로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생물 나노와이어의 정체는 아직 논쟁 중이다

Geobacter가 세포 밖에 만드는 가느다란 전도성 필라멘트는 미생물 나노와이어라고 불린다. 나노와이어는 광물이나 전극처럼 세포에서 떨어진 전자수용체까지 전자를 전달하는 구조로 제안돼 왔다. 문제는 이 필라멘트가 정확히 어떤 단백질로 만들어졌고, 실제 환경에서 어느 구조가 장거리 전자전달을 담당하느냐는 것이다.

초기 연구에서는 제4형 선모의 주요 단백질인 PilA가 필라멘트를 만들고, 단백질 안의 방향족 아미노산 사이를 따라 전자가 이동한다는 설명이 널리 제시됐다. 이후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세포 밖 필라멘트를 분석하면서 OmcS와 OmcZ라는 c형 사이토크롬도 각각 긴 필라멘트로 중합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9년 구조 연구에서는 세포 밖에서 분리한 약 4나노미터 굵기의 필라멘트가 OmcS 단백질이 머리와 꼬리를 맞대고 반복적으로 이어진 구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OmcS 단백질 하나에는 여섯 개의 헴이 들어 있으며, 단백질이 길게 연결되면 필라멘트 중심부에 헴들이 연속적으로 배열된다. 가까이 놓인 헴 사이에서 전자가 차례로 이동할 수 있다는 구조적 설명이 제시됐다.

OmcZ 역시 여러 개의 헴을 가진 사이토크롬이 중합된 필라멘트를 형성한다. 2023년 발표된 극저온 전자현미경 연구에서는 OmcZ 필라멘트의 헴 배열과 조립 구조가 밝혀졌다. OmcZ는 특히 전극에서 높은 전류밀도를 만드는 바이오필름에 필요한 단백질로 보고됐으며, OmcS와는 다른 구조와 전기적 특성을 가진다.

그렇다고 ‘예전 설명은 틀렸고 모든 나노와이어는 사이토크롬으로 만들어진다’고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 2024년에는 OmcS를 포함한 필라멘트형 사이토크롬 유전자를 제거해도 철(III) 산화물 환원이 유지됐으며, 전도성 PilA 선모가 장거리 전자전달에 중요하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반면 2025년 연구에서는 OmcS와 함께 존재하는 osc 유전자군이 OmcS 필라멘트의 접힘과 분비, 조립을 담당하고, OmcS 나노와이어 생산을 늘리면 광물로의 전자전달과 성장이 빨라진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따라서 현재의 안전한 설명은 G. sulfurreducens가 PilA와 OmcS, OmcZ에 관련된 서로 다른 세포외 구조를 만들며, 각각의 구조가 작동하는 조건과 생리적 비중을 두고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라멘트가 전기를 전도할 수 있다는 구조·물성 실험과, 세균이 실제 호흡 과정에서 그 필라멘트를 필수 통로로 이용한다는 생리 실험은 같은 증거가 아니다.

나노와이어 논쟁은 과학 지식이 바뀌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전자현미경으로 비슷하게 보이던 필라멘트가 서로 다른 단백질로 이루어질 수 있고, 시험관에서 전기가 흐른다고 확인된 구조가 세포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통로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구조와 유전자 기능이 밝혀질 때마다 기존 모델을 다시 검사해야 한다.

전극과 오염된 지하수에서 전자전달 능력을 이용한다

전극은 세균이 내놓은 전자를 받아 외부 회로로 이동시킬 수 있다. G. sulfurreducens는 산화철 대신 흑연 전극을 전자수용체로 이용해 표면에 붙고 바이오필름을 만든다. 2003년 연구에서는 전극에 부착한 세포가 아세트산을 이산화탄소까지 산화하고, 전자를 전극에 전달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원리를 이용하는 장치 가운데 하나가 미생물 연료전지다. 양극에 있는 세균이 유기물을 산화하면서 전자를 내놓고, 전자는 외부 회로를 따라 음극으로 이동한다. 전자의 이동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양성자나 다른 이온도 전해질과 분리막을 통해 이동한다. 외부 회로에서 전류를 얻을 수 있지만 에너지는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기물에 저장됐던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유기성 폐수의 물질을 분해하면서 전류를 얻거나, 전류 변화를 이용해 환경 상태를 감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전류가 발생한다는 사실과 상업용 발전 설비로 경제성이 있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낮은 출력, 전극 재료의 가격, 내부저항, 규모 확대와 장기간 운전 안정성 같은 문제가 남아 있다.

오염된 지하수에서 우라늄의 이동을 줄이는 연구에도 환원 능력이 활용된다. 물에 비교적 잘 이동하는 6가 우라늄 U(VI)이 전자를 받아 4가 우라늄 U(IV) 형태로 환원되면 용해도가 낮은 물질로 전환되어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이때 우라늄 원자의 산화수는 +6에서 +4로 낮아지므로 우라늄 한 원자당 전자 두 개를 받는 환원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4년 연구에서는 G. sulfurreducens가 만든 바이오필름이 떠다니는 세포보다 U(VI)을 더 많이, 더 오랫동안 고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전도성 선모와 OmcZ가 우라늄 환원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필름의 세포외 기질이 우라늄을 세포 표면 바깥쪽에 붙잡아 세포 외피에 광물이 쌓이는 것을 줄이고, 세균이 환원반응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환원된 우라늄이 환경에서 영구히 움직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산소가 다시 유입되거나 지하수의 산화·환원 조건, 탄산염 농도와 산성도가 변하면 우라늄이 재산화되거나 다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화에서는 전자공여체로 공급하는 아세트산의 양, 지하수 흐름, 광물 조성과 다른 미생물의 대사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G. sulfurreducens의 전기적 성질은 발전기를 만들기 위해 생긴 특수 능력이 아니다. 산소가 부족한 퇴적층에서 아세트산을 산화하고, 세포 안으로 가져올 수 없는 철 광물에 전자를 넘기기 위해 발달한 호흡 방식이다. 과학자들은 이 자연적인 전자전달 회로를 이해한 뒤 전극과 오염 정화, 전도성 생체소재에 응용하려 한다.

화학 강사의 관점에서 이 세균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호흡과 전류, 광물 환원이 모두 전자의 이동이라는 하나의 원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양분의 탄소가 산화될 때 나온 전자는 헴 철의 산화수를 바꾸며 여러 단백질을 통과하고, 마지막에는 철 광물이나 전극, 우라늄 화합물로 전달된다. 생명과학에서 배우는 세포 호흡과 화학에서 배우는 산화·환원, 물리에서 배우는 전류가 한 세균 안에서 연결되는 사례라는 점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