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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의 내부는 정말 단순할까? 게마타 옵스큐리글로부스가 특별한 이유

세균과 진핵세포를 구분할 때 흔히 세균에는 핵막으로 둘러싸인 핵과 막성 세포소기관이 없다고 설명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담수에서 분리된 Gemmata obscuriglobus는 이러한 설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세균이다.

구형 또는 배 모양에 가까운 세포 안에는 여러 겹으로 접힌 복잡한 막이 있고, DNA와 라이보솜도 특정 영역에 조밀하게 모여 있는 것처럼 관찰된다. 1991년 전자현미경 연구에서는 DNA가 이중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세균에서 진핵세포의 핵과 비슷한 구조가 발견됐다는 주장이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다.

G. obscuriglobus는 현재 플랑크토미세토타문에 속하며, 1984년 새로운 속과 종으로 처음 보고됐다. 모세포의 한쪽에서 작은 딸세포가 자라나는 출아 방식으로 증식한다. 떨어져 나온 어린 세포는 여러 개의 편모를 가진 운동성 단계를 거친 뒤 표면에 정착해 성숙한다.

핵처럼 보인 구조를 둘러싼 해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자현미경으로 세포의 얇은 절편 한 장을 촬영하면 구불구불한 막의 일부가 DNA 영역을 완전히 둘러싼 원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평면 영상만으로는 막이 실제로 닫힌 주머니인지, 다른 공간과 연결된 깊은 주름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종이를 복잡하게 접은 뒤 한 단면만 잘라 보면 서로 분리된 여러 조각처럼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2013년 연구진은 연속 절편과 전자현미경 단층촬영으로 G. obscuriglobus의 세포 내부를 3차원으로 복원했다. 연구진은 내부의 공간들이 완전히 닫힌 별도의 소기관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으며, 복잡하게 접힌 세포질막과 넓어진 주변세포질 공간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 해석에 따르면 DNA가 자리한 부분도 진핵세포의 핵처럼 세포질에서 완전히 분리된 구획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연구자가 이 결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극저온 전자현미경 연구에서는 일부 막 구획이 서로 분리된 것처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고, 내부 막에서 핵공과 닮은 구조가 관찰됐다는 보고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서도 실제 핵공과 같은 장치인지, 세포 표면에 있는 분화구 모양 구조가 단면에서 다르게 보인 것인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G. obscuriglobus를 ‘핵을 가진 세균’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다. 반대로 핵과 비슷한 구획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완전히 종결됐다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현재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세균이 매우 복잡한 내부 막 구조를 지니며, 그 막의 정확한 연결 상태와 기능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포벽이 없다는 통설은 화학 분석으로 바뀌었다

플랑크토미세토타 계열 세균은 오랫동안 펩티도글리칸 세포벽이 없고 단백질성 외피만 가진다고 알려졌다. 펩티도글리칸은 당 사슬을 짧은 펩타이드가 연결한 그물 구조로, 세포 내부의 삼투압을 견디고 형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물질이 없다는 설명은 플랑크토미세토타를 일반적인 그람음성 세균과 크게 다른 계통으로 보는 중요한 근거였다.

그러나 2015년 연구에서는 G. obscuriglobus를 포함한 여러 플랑크토미세토타 세균에서 펩티도글리칸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펩티도글리칸 합성 유전자를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벽을 구성하는 당과 다이아미노피멜산을 화학적으로 분석했다. 펩티도글리칸을 분해하는 라이소자임 처리와 전자현미경 관찰도 함께 사용했다.

같은 해 이루어진 지질 분석에서는 G. obscuriglobus에서 그람음성 세균의 바깥막을 특징짓는 지질다당류와 지질 A도 검출됐다. 현재는 이 세균의 외피를 안쪽 세포막, 얇은 펩티도글리칸층과 바깥막을 지닌 그람음성형 구조의 변형으로 이해하는 해석이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세포 외피에 단백질이 많이 포함되고 세포질막이 안쪽으로 매우 복잡하게 접혀 있다는 특징까지 일반적인 그람음성 세균과 똑같은 것은 아니다. 펩티도글리칸과 지질다당류의 검출은 게마타가 완전히 별개의 세포 설계도를 가졌다는 초기 설명을 수정한 것이지, 이 세균의 구조적 특이성을 모두 없앤 결과는 아니다.

외부 단백질을 통째로 가져오는 세균일까

일반적인 세균은 큰 단백질을 그대로 세포질로 들이기 어렵다. 단백질은 세포막을 통과하기에는 크고 물에 녹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 세포 밖의 단백질분해효소로 작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까지 분해한 뒤 수송 단백질을 통해 흡수한다.

2010년 연구에서는 G. obscuriglobus가 녹색형광단백질과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같은 외부 단백질을 온전한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단백질 흡수는 저온이나 호흡을 방해하는 물질을 처리했을 때 억제돼 에너지가 필요한 과정으로 해석됐다. 흡수된 표지 단백질이 막 구조와 함께 관찰되면서 연구진은 이를 진핵세포의 세포 내 섭취와 비슷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세포 내 섭취에서는 세포막이 외부 물질을 감싸 안쪽으로 함입되고, 막으로 둘러싸인 소낭이 떨어져 나간다. 큰 단백질을 펼치거나 작은 조각으로 자르지 않고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막 수송과 다르다. 게마타에서 실제로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세균의 물질 흡수 방식에 중요한 예외가 된다.

그러나 내부 막의 연결 상태가 다시 해석되면서 단백질의 위치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포 밖과 이어진 막주름의 깊은 부분은 평면 영상에서 세포 안에 생긴 독립적인 소낭처럼 보일 수 있다. 표지 단백질이 세포 내부 깊숙한 곳에서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진핵세포와 같은 소낭 형성 과정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G. obscuriglobus가 에너지를 사용해 외부 단백질을 받아들이는 현상은 중요한 연구 결과로 남아 있지만, 그 과정이 진핵세포의 세포 내 섭취와 구조적·진화적으로 같은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어떤 수용체가 단백질을 인식하는지, 막이 실제로 분리되는지, 흡수된 단백질이 어느 공간에서 분해되는지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복잡한 내부막은 진핵세포 진화의 중간 단계일까

게마타의 내부 막과 DNA 영역이 알려진 뒤 이 구조가 진핵세포의 핵과 소포체가 생겨나는 중간 단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세포막이 안쪽으로 접혀 DNA를 둘러싸면서 핵막이 만들어졌다는 진핵세포 기원 모형과 겉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살아 있는 세균을 진화가 멈춘 과거의 중간 단계로 볼 수는 없다. G. obscuriglobus도 오랜 시간 독자적으로 진화한 현대의 세균이다. 플랑크토미세토타는 세균 계통 안에 분류되며, 진핵세포 핵의 직접적인 조상이라는 유전체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형태가 비슷하다는 사실도 곧바로 같은 기원을 뜻하지 않는다. 서로 관련이 먼 생물이 비슷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닮은 구조를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마타의 막 구조와 진핵세포의 핵막을 연결하려면 막 단백질의 기원, 물질 수송 방식과 유전자 계통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G. obscuriglobus의 진짜 가치는 ‘핵을 가진 세균’이라는 자극적인 이름보다 하나의 관찰을 과학이 어떻게 다시 검증하는지 보여준다는 데 있다. 얇은 단면에서는 닫힌 핵처럼 보였던 구조가 3차원 복원에서는 연결된 막으로 해석됐고, 다른 관찰법에서는 다시 구획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포벽 역시 없다고 알려졌지만 화학 분석과 질량분석, 유전자 연구를 함께 적용하면서 펩티도글리칸과 지질다당류가 확인됐다.

과학 수업에서는 세균과 진핵세포의 차이를 명확하게 나눠 설명하지만, 실제 생물은 교과서의 한 문장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렇다고 분류 기준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게마타는 세균의 기본 구조를 지니면서도 그 구조를 예상보다 복잡하게 변형한 사례에 가깝다. 이 세균을 살펴보면 과학적 결론은 현미경 사진 한 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 방법과 화학 분석, 유전체 연구가 서로의 해석을 검증하면서 정교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자료

  • Franzmann, P. D.·Skerman, V. B. D., “Gemmata obscuriglobus, a New Genus and Species of the Budding Bacteria”, Antonie van Leeuwenhoek, 1984. 원문 정보 보기
  • Fuerst, J. A.·Webb, R. I., “Membrane-Bounded Nucleoid in the Eubacterium Gemmata obscuriglobu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991.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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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ntarella-Mellwig, R. 외, “Three-Dimensional Reconstruction of Bacteria with a Complex Endomembrane System”, PLoS Biology, 2013.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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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hat, R. 외, “Global and Targeted Lipid Analysis of Gemmata obscuriglobus Reveals the Presence of Lipopolysaccharide, a Signature of the Classical Gram-Negative Outer Membrane”, Journal of Bacteriology, 2016. 원문 보기
  • List of Prokaryotic Names with Standing in Nomenclature, “Gemmata obscuriglobus”, DSMZ, 2026년 8월 확인. 분류 정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