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메탄을 먹고 살아가는 메틸로코쿠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은 짧지만 같은 질량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훨씬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그런데 습지와 토양, 호수 퇴적층처럼 메탄이 만들어지는 곳에는 이 기체를 탄소원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미생물도 산다. 메탄산화세균이라 불리는 이들은 지하에서 생성된 메탄 가운데 상당량이 대기로 빠져나가기 전에 소비한다.

 

Methylococcus capsulatus는 메탄산화 대사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이 종은 1966년 메탄이 들어 있는 무기염 배지에서 자라는 둥근 세균으로 처음 보고됐으며, 현재 Pseudomonadota문 Methylococcaceae과에 속한다. 연구와 산업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Bath 균주는 진흙과 물 시료에서 분리됐다. 세포는 대략 0.8~1.5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둥근 형태로 두 개씩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운동성은 없으며 얇은 협막으로 둘러싸인다. 산소를 이용하는 호기성 세균이자 약 40℃ 안팎에서 잘 자라는 내열성 메탄산화세균이다.

메탄의 강한 결합을 끊는 첫 번째 효소

메탄은 탄소 하나와 수소 네 개가 안정적으로 결합한 분자라 상온에서 반응시키기 쉽지 않다. M. capsulatus는 메탄 모노옥시제네이스라는 효소를 이용해 메탄과 산소를 반응시키고 메탄올로 바꾼다. 산소 원자 하나는 메탄에 들어가 메탄올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물이 된다. 이어 메탄올은 폼알데하이드로 산화된다. 폼알데하이드 일부는 폼산과 이산화탄소까지 산화되며 에너지 생산에 쓰이고, 나머지는 세포를 만드는 탄소 재료가 된다.

 

이 세균에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메탄 모노옥시제네이스가 있다. 입자성 메탄 모노옥시제네이스인 pMMO는 세포막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구리를 포함한다. 용해성 메탄 모노옥시제네이스인 sMMO는 세포질에 존재하고 철을 이용한다. 주변에 구리가 충분하면 주로 pMMO가 만들어지고, 구리가 부족하면 sMMO의 발현이 증가한다. 이를 구리 스위치라고 부른다. 두 효소는 메탄을 산화한다는 기본 기능은 같지만 구조와 기질 범위, 전자 공급 방식이 다르다.

 

sMMO는 메탄뿐 아니라 여러 탄화수소와 염소계 화합물도 산화할 수 있어 환경 정화 연구에 이용돼 왔다. 그러나 효소가 어떤 물질을 산화할 수 있다는 사실과 세균이 그 물질을 완전히 분해해 성장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불완전한 산화로 중간생성물이 쌓일 수 있고, 실제 오염 현장에서는 메탄과 산소, 구리 농도에 따라 효소의 종류와 활성이 달라진다.

세포 안쪽에 막을 겹겹이 늘어놓는 이유

Bath 균주의 세포를 잘라 보면 세포막이 안쪽으로 들어가 겹겹이 배열된 세포질내막이 관찰된다. 이 구조에는 pMMO와 전자전달계 단백질이 자리 잡는다. 막의 면적이 넓어지면 메탄을 메탄올로 바꾸는 효소와 호흡 단백질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다. 특히 구리가 풍부해 pMMO를 주로 사용할 때 세포질내막이 잘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에서 얻은 탄소는 폼알데하이드 단계에서 리불로스일인산 경로로 들어간다. 폼알데하이드가 탄소 다섯 개짜리 당과 결합한 뒤 여러 반응을 거쳐 세포 성분의 원료가 되는 방식이다. 메탄산화세균을 한 종류로 묶어 설명하기도 하지만 모든 종이 같은 탄소고정 경로를 쓰는 것은 아니다. M. capsulatus가 속한 제1형 메탄산화세균은 리불로스일인산 경로를 주로 이용한다.

 

2004년 공개된 Bath 균주의 유전체는 약 330만 염기쌍 규모였다. 메탄산화세균 가운데 처음으로 완성된 유전체였으며, pMMO 유전자 두 세트와 sMMO 유전자군, 메탄올과 폼알데하이드 대사에 필요한 여러 경로가 확인됐다. 이후 대사 모델 연구에서는 메탄을 세포 물질로 전환하는 효율이 어느 전자전달 경로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포가 메탄을 소비한다고 해서 들어온 탄소가 전부 생물량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며 상당 부분은 호흡 과정에서 다시 이산화탄소가 된다.

메탄으로 단백질과 산업 원료를 만든다

M. capsulatus를 메탄과 산소가 공급되는 발효조에서 키우면 세포 자체가 단백질이 풍부한 바이오매스가 된다. 이를 단세포단백질이라고 한다. 농경지를 넓게 사용하지 않고도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고, 천연가스나 바이오가스 속 메탄을 원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970년대부터 산업화 연구가 이어졌다. 실제 공정에서는 M. capsulatus를 중심으로 몇 종류의 세균을 함께 배양하고, 증식한 세포를 회수해 열처리와 건조를 거쳐 사료 원료로 만든 사례가 있다.

 

세균을 이용하면 메탄을 메탄올이나 유기산, 생분해성 고분자의 원료 같은 물질로 바꾸는 공정도 설계할 수 있다. 화학 공정은 메탄의 안정한 결합을 끊기 위해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미생물은 비교적 온화한 조건에서 반응한다. 반면 생물학적 공정은 반응 속도와 생산물 농도가 낮을 수 있고 세포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료 일부를 이산화탄소로 방출한다. 원하는 물질만 높은 수율로 얻으려면 효소 조절과 대사공학, 생성물 분리 공정이 함께 필요하다.

 

메탄과 산소가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점도 대형 배양의 걸림돌이다. 기체 전달 속도가 느리면 세균이 충분한 원료를 받지 못하고, 두 기체를 잘못 혼합하면 폭발 위험이 생긴다. 최근에는 속이 빈 막의 양쪽에서 메탄과 산소를 따로 공급하는 막 생물반응기가 연구되고 있다. 2025년 보고된 이중막 생물막 반응기는 두 기체를 분리해 전달하면서 장기간 단세포단백질을 생산했지만 경제성과 대규모 안전성까지 입증된 완성형 기술은 아니다.

메탄을 먹는 세균이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자연의 메탄산화세균은 습지와 논, 호수 퇴적물에서 메탄이 대기로 방출되는 양을 줄이는 생물학적 여과막 역할을 한다. 하지만 특정 균주를 자연에 대량 살포한다고 메탄 배출량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메탄과 산소가 동시에 공급되는 좁은 경계가 필요하고, 온도와 질소·구리 농도, 수분 상태가 맞아야 한다. 생태계에 외부 균주를 넣었을 때 토착 미생물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산업적으로는 이미 모여 있는 메탄을 다루는 편이 현실적이다. 매립지 가스와 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 축산시설에서 포집한 메탄을 발효조로 보내 단백질이나 화학 원료로 바꾸면 연소만 하는 것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를 새로 채굴해 세균의 먹이로 사용한다면 누출과 정제, 압축에 따른 배출까지 계산해야 한다. 미생물이 메탄을 소비한 양만 보고 전체 공정이 탄소 감축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메틸로코쿠스를 살펴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메탄을 먹는 세균’이라는 짧은 표현이 실제 과정을 지나치게 간단하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었다. 세균은 메탄을 흔적도 없이 없애는 청소부가 아니라 산소와 금속, 복잡한 막 구조를 이용해 메탄의 탄소를 자신의 몸과 이산화탄소로 나누어 보내는 생명체다. 이 세균 한 종이 기후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 이미 버려지고 있는 메탄을 단백질이나 원료로 바꾸는 정교한 공정에 활용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참고자료

  • Foster, J. W.·Davis, R. H., “A Methane-Dependent Coccus, with Notes on Classification and Nomenclature of Obligate, Methane-Utilizing Bacteria”, Journal of Bacteriology, 1966. 원문 보기
  • Ward, N. 외, “Genomic Insights into Methanotrophy: The Complete Genome Sequence of Methylococcus capsulatus (Bath)”, PLOS Biology, 2004. 원문 보기
  • Lieven, C. 외, “A Genome-Scale Metabolic Model for Methylococcus capsulatus (Bath) Suggests Reduced Efficiency Electron Transfer to the Particulate Methane Monooxygenase”, Frontiers in Microbiology, 2018. 원문 보기
  • Ma, Y. 외, “Microbial Conversion of Methane into Single Cell Protein in a Dual-Membrane Biofilm Reactor”, Water Research, 2025. 원문 정보 보기
  • List of Prokaryotic names with Standing in Nomenclature, “Methylococcus capsulatus”, DSMZ, 2026년 9월 확인. 분류 정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