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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산화물에 전자를 전달하는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

 

사람과 동물처럼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생물은 영양분에서 꺼낸 전자를 전자전달계를 거쳐 산소에 전달하면서 ATP를 만든다. 세균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없지만 세포막에 전자전달계를 갖추고 비슷한 원리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산소가 거의 없는 호수 바닥이나 퇴적층에서는 산소를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하는 호흡을 계속하기 어렵다.

Shewanella oneidensis MR-1은 이런 환경에서 철(III) 산화물과 망가니즈(IV) 산화물 같은 물질에 전자를 전달하며 성장할 수 있다. 금속 자체를 영양분처럼 먹는 것은 아니다. 유기물을 산화하면서 얻은 전자를 세포 밖의 금속 산화물에 넘기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전기화학적 기울기를 이용해 ATP를 합성한다.

MR-1 균주는 1980년대 미국 뉴욕주 오나이다호의 퇴적물에서 분리됐다. 연구진은 산소가 부족한 호수 바닥에서 망가니즈 산화물이 환원되는 현상에 미생물이 관여하는지 조사했고, 망가니즈(IV) 산화물을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하면서 성장하는 세균을 찾아냈다.

처음에는 Alteromonas putrefaciens MR-1으로 불렸지만 분류 연구를 거쳐 Shewanella속으로 옮겨졌다. 1999년에는 분리 장소인 오나이다호의 이름을 반영한 Shewanella oneidensis라는 종명이 정식으로 제안됐다. 이 세균은 그람음성 막대균이며 극성 편모를 이용해 움직인다. 산소가 있을 때에는 산소호흡을 하고, 산소가 부족하면 여러 대체 전자수용체를 이용할 수 있는 통성혐기성 세균이다.

금속을 먹는 것이 아니라 산화수를 바꾼다

세포호흡은 전자가 이동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생명 활동에 이용하는 과정이다. 전자를 내놓는 물질은 전자공여체, 마지막에 전자를 받아들이는 물질은 최종전자수용체라고 한다. 산소호흡에서는 산소가 전자를 받아 물로 환원되지만, S. oneidensis는 산소가 부족할 때 철과 망가니즈의 산화물을 전자수용체로 이용할 수 있다.

S. oneidensis MR-1은 젖산을 대표적인 전자공여체로 이용한다. 젖산이 피루브산과 아세트산 등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전자가 나오고, 이 전자는 세포막의 퀴논으로 전달된다. 퀴논은 산화형과 환원형을 오가며 세포막 안에서 전자를 운반하는 지용성 분자다.

전자를 받은 철(III)은 철(II)로 환원되고, 망가니즈(IV)는 망가니즈(II)로 환원된다. 철 원자를 예로 들면 Fe3+가 전자 한 개를 받아 Fe2+가 되는 반응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Fe3+ + e → Fe2+

세균이 금속 원자를 대량으로 흡수해 몸의 재료나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물질에 전자를 전달해 금속 원소의 산화수를 바꾸는 것이다. 전자가 이동하는 동안 세포막을 경계로 양성자의 전기화학적 기울기가 형성되고, ATP 합성효소는 이 기울기를 이용해 ADP와 인산으로부터 ATP를 만든다.

이 세균이 이용할 수 있는 전자수용체는 금속 산화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푸마르산, 질산염, 아질산염, 트라이메틸아민 N-옥사이드와 다이메틸설폭사이드 등도 조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전자수용체의 종류가 바뀌면 작동하는 환원효소와 전자전달 경로도 달라진다. 이러한 호흡의 유연성은 산소 농도와 화학 조성이 자주 변하는 물과 퇴적물의 경계에서 유리하다.

MtrCAB는 세포막을 가로지르는 전자 통로다

자연의 철(III)과 망가니즈(IV)는 흔히 물에 잘 녹지 않는 고체 산화물로 존재한다. 광물 입자는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므로 세균이 광물을 호흡에 이용하려면 세포 내부의 전자를 바깥 표면까지 전달해야 한다. 이를 세포외 전자전달이라고 한다.

S. oneidensis에서는 안쪽 세포막의 퀴논이 보유한 전자가 CymA라는 c형 사이토크롬으로 전달된다. c형 사이토크롬은 철 원자를 포함한 헴을 가진 단백질이다. 헴의 철이 산화와 환원을 반복하면서 전자를 받아 다음 단백질로 넘긴다. CymA는 퀴논 저장고와 여러 혐기성 호흡 경로를 이어 주는 분기점 역할을 한다.

CymA에서 나온 전자는 작은 주변세포질 사이토크롬들을 거쳐 바깥막의 MtrCAB 복합체에 도달한다. 주변세포질은 그람음성 세균의 안쪽 세포막과 바깥막 사이에 있는 공간이다. MtrA는 주변세포질 쪽에 놓인 다중 헴 사이토크롬이고, MtrB는 바깥막을 관통하면서 사이토크롬이 자리 잡을 구조를 제공하는 통 모양 단백질이다. MtrC는 세포 바깥쪽에 노출되는 다중 헴 사이토크롬이다.

따라서 MtrB가 전자를 단독으로 전도한다기보다 MtrA와 MtrC에 들어 있는 여러 헴이 MtrB 안팎에 배열되면서 세포막을 가로지르는 전자전달 통로가 만들어진다. 전자는 MtrA에서 MtrC 방향으로 이동한 뒤 세포 표면과 접촉한 철 산화물이나 전극으로 전달될 수 있다.

OmcA라는 또 다른 바깥막 사이토크롬도 광물과 전극에 전자를 전달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MtrC와 OmcA는 기능이 일부 겹치지만 완전히 같은 단백질은 아니다. 광물의 종류와 표면 상태, 전자수용체까지의 거리와 성장 조건에 따라 두 단백질의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구조는 슈와넬라 글을 지오박터 글과 구분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지오박터에서는 OmcS와 OmcZ처럼 사이토크롬 단백질이 길게 중합된 필라멘트가 핵심 연구 대상인 반면, 슈와넬라에서는 MtrCAB를 통한 막 횡단 전자전달과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플라빈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플라빈은 세포와 광물 사이를 오가는 전자 운반체다

세포가 광물에 직접 닿아 있다면 바깥막 사이토크롬에서 광물 표면으로 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의 광물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작은 틈도 많다. 세포 전체가 전자수용체의 모든 부분에 밀착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접촉만으로는 이용 가능한 광물 표면이 제한될 수 있다.

S. oneidensis는 리보플라빈과 플라빈 모노뉴클레오타이드 같은 플라빈 화합물을 세포 밖으로 내보낸다. 플라빈 분자는 산화형과 환원형 사이를 오갈 수 있다. 세포 표면에서 전자를 받은 환원형 플라빈이 광물이나 전극으로 이동해 전자를 넘기고, 다시 산화형이 되어 세포 쪽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전자 셔틀 역할을 할 수 있다.

2008년 전극에서 자란 S. oneidensis MR-1과 Shewanella MR-4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배양액의 플라빈을 제거했을 때 전류가 크게 감소하고, 다시 플라빈을 넣으면 전류가 회복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 조건에서 세포가 전극에 전달한 전자의 상당 부분이 분비된 플라빈에 의해 매개됐다고 해석했다. 이 비율을 모든 광물과 자연환경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슈와넬라가 세포와 떨어진 고체 표면에도 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이유를 보여준다.

플라빈은 자유롭게 확산하는 전자 셔틀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뒤이은 연구에서는 플라빈이 MtrC와 OmcA 같은 바깥막 사이토크롬에 결합해 전자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같은 분자가 조건에 따라 이동성 셔틀과 단백질의 산화·환원 보조인자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S. oneidensis가 만드는 가느다란 세포 외부 구조도 전자전달과 관련해 연구됐다. 과거에는 이 구조가 전도성 선모로 이루어진 세균 나노와이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살아 있는 세포를 형광표지하고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2014년 연구에서는 이 구조가 선모가 아니라 바깥막과 주변세포질이 길게 늘어난 막 돌출부라는 결과가 제시됐다.

막 돌출부에는 MtrC와 OmcA 같은 다중 헴 사이토크롬이 분포한다. 따라서 세포 표면적을 넓히고 세포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전자전달 단백질을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자연환경에서 전자가 어느 거리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는 막 구조와 사이토크롬의 배열, 플라빈 농도와 주변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

전류 생산과 오염 정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철과 망가니즈의 산화수가 바뀌면 광물의 용해도와 표면 성질도 달라진다. 광물에 흡착돼 있던 인산염이나 금속 이온이 방출될 수도 있고, 환원된 물질이 새로운 광물로 침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슈와넬라의 호흡은 퇴적층의 철과 망가니즈 순환뿐 아니라 주변 원소가 이동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 oneidensis는 크로뮴(VI), 우라늄(VI)과 테크네튬(VII) 등 여러 금속 및 방사성 원소의 산화 상태를 바꿀 수 있어 환경 정화 연구에도 사용된다. 환원된 물질의 용해도가 낮아지면 지하수와 함께 이동하는 범위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환원됐다고 오염물질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산소가 다시 유입되거나 산성도와 주변 이온 조성이 바뀌면 재산화돼 이동성이 커질 수 있다.

고체 광물 대신 전극을 전자수용체로 제공하면 세균이 유기물을 대사하면서 꺼낸 전자를 외부 회로로 보낼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하는 장치가 미생물 연료전지다. 전류 발생 여부를 이용해 유기물 농도를 감지하는 센서나 전극과 세포를 연결하는 생체 전자소재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슈와넬라를 배양한 장치가 곧바로 경제적인 발전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위 면적에서 얻을 수 있는 전력이 낮고, 전극 재료와 내부저항, 물질전달, 바이오필름의 안정성 같은 문제가 남아 있다. 오염 정화에서도 실제 지하 환경의 온도, 산성도, 전자공여체 공급과 다른 미생물의 경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S. oneidensis의 연구 가치는 전기를 많이 생산한다는 데만 있지 않다. 유전자 조작이 비교적 쉽고 산소 유무에 따른 호흡 전환을 관찰할 수 있으며, MtrCAB와 플라빈이 외부 물질로 전자를 전달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포외 전자전달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모델 세균으로 이용된다.

화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슈와넬라가 흥미로운 이유는 교과서에서 식으로 배우는 산화·환원 반응이 세포막 전체를 가로지르는 실제 생존 전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Fe3+가 Fe2+로 바뀌는 한 줄의 반응식 뒤에는 퀴논, 헴, MtrCAB와 플라빈을 차례로 통과하는 전자의 이동이 있다. 금속 호흡이라는 표현보다 그 전자가 어디서 출발해 어떤 분자를 지나 외부 광물에 도착하는지를 살펴볼 때 이 세균의 독특함이 더 분명해진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