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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광산에서 유기물을 먹으며 금속을 견디는 세균

산성 광산배수의 미생물 군집은 철과 황에서 에너지를 얻는 세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광산 폐기물과 죽은 세포에서 나온 유기물도 계속 공급되며, 이를 처리하는 산성 종속영양세균이 필요하다. Acidiphilium cryptum은 당과 유기산을 탄소원으로 이용하면서 낮은 pH와 높은 금속 농도를 견디는 세균이다. 일부 균주는 산소가 부족하면 삼가철을 전자수용체로 사용해 이가철로 환원하기도 한다.

표준 균주 Lhet2는 산성 석탄광산 물에서 분리됐고 1981년 새로운 속과 종으로 기재됐다. LPSN은 A. cryptum을 국제원핵생물명명규약에 따라 유효하게 공표된 정명과 Acidiphilium속의 기준종으로 수록한다. 표준 균주의 기탁번호는 ATCC 33463, DSM 2389, JCM 21277 등이다. 철 환원과 크로뮴 연구에 자주 쓰이는 JF-5는 독일의 산성 광산호 퇴적물에서 따로 분리된 균주이므로 Lhet2와 구분해야 한다.

낮은 pH에서 유기물을 이용하는 생활에는 별도의 비용이 든다

A. cryptum 세포는 그람음성 막대형이며 편모를 이용해 움직일 수 있다. 표준 균주 계통은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자라고 약 pH 2에서 5 사이의 산성 환경에 적응한다. 중온성 세균으로 대체로 30도 부근에서 배양되지만, 정확한 성장 범위와 속도는 균주와 탄소원에 따라 달라진다. 광물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독립영양세균이 아니라 포도당, 글리세롤과 여러 유기산 같은 이미 만들어진 탄소화합물을 이용한다.

세포 밖의 양성자 농도가 높으면 양성자가 세포질로 계속 들어오려 한다. 세균은 양성자 투과성이 낮은 막과 이온 수송체, 호흡으로 형성한 막 전위를 이용해 세포 내부를 외부보다 덜 산성으로 유지한다. 세포 안쪽을 상대적으로 양전하로 만드는 전위는 양성자의 유입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산에 강하다는 말은 산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유기물 분해는 같은 환경의 철산화세균과도 연결된다. 산성광산배수에서는 독립영양세균이 배출한 유기물과 죽은 세포 성분이 쌓이면 일부 철산화균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Acidiphilium 계통은 이런 탄소를 소비하면서 군집의 물질 순환에 참여한다. 다만 실제 광산에서는 여러 종이 함께 작동하므로 유기물 제거를 A. cryptum 한 종의 역할로만 계산할 수는 없다.

JF-5는 산소 대신 삼가철을 받아 유기물을 산화한다

1999년 분리된 JF-5는 pH 2.3의 산성 퇴적물 배양에서 포도당을 공급했을 때 삼가철을 이가철로 환원했다. 산소가 있는 동안에는 산소호흡으로 성장하지만,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는 삼가철을 최종 전자수용체로 이용할 수 있는 통성 철호흡 균주다. 포도당뿐 아니라 과당, 자일로스, 글리세롤, 에탄올과 여러 유기산을 철 환원에 연결했지만 아세트산과 젖산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이 반응은 산성 광산의 철 순환 방향을 바꾼다. 철산화세균이 이가철을 삼가철로 바꾸면, JF-5 같은 철환원세균은 유기물을 산화하며 다시 이가철을 만든다. 산소 공급과 유기물의 위치에 따라 산화와 환원이 가까운 거리에서 반복될 수 있다. 철 환원이 일어난다고 해서 광산배수의 금속이 자동으로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이가철은 물에 남거나 다시 산화될 수 있고 다른 광물과의 반응에 따라 침전 여부가 달라진다.

JF-5의 완성 유전체 자료에는 약 397만 염기쌍의 염색체와 여러 플라스미드가 포함된다. 철 환원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사이토크롬과 금속 스트레스 대응 유전자들이 예측됐지만, 유전자 서열만으로 세포 밖 광물까지 전자가 전달되는 전체 경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전체 수치 역시 JF-5의 자료이며 표준 균주 Lhet2의 고정된 수치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크로뮴 환원은 호흡보다 해독 반응에 가깝다

JF-5는 산성 조건에서 독성이 크고 물에 잘 이동하는 육가크로뮴을 상대적으로 이동성이 낮은 삼가크로뮴으로 환원할 수 있다. 2007년 세포 현탁액 실험에서는 pH 1.7에서 4.7 사이에서 생물학적 환원이 검출됐고, 생성된 삼가크로뮴의 상당 부분이 세포 생물량과 결합했다. 삼가철이 함께 있을 때에는 먼저 생물학적으로 생긴 이가철이 육가크로뮴과 반응하는 생물학적 과정과 비생물학적 과정의 결합도 나타났다.

하지만 육가크로뮴만 전자수용체로 준 굶주린 세포는 성장하지 못했다. 따라서 확인된 크로뮴 환원은 크로뮴 호흡으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라기보다 반응성 금속을 덜 유해한 형태로 바꾸는 해독 반응으로 해석된다. 삼가크로뮴도 조건이 바뀌면 다시 이동하거나 산화될 수 있으므로 환원 반응만 확인하고 오염 정화가 끝났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높은 철과 알루미늄, 구리 농도를 견디는 능력에는 금속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수송체, 세포 표면 결합, 산화 스트레스 방어가 관여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금속의 내성 농도는 배지의 pH와 인산염, 유기물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용액에 넣은 총금속 농도와 세포가 실제로 접하는 자유 이온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실험의 수치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산성 환경의 정화 도구가 되려면 철의 다음 행방을 확인해야 한다

A. cryptum은 중성화하지 않은 산성 폐수에서 유기물을 줄이고 금속의 산화 상태를 바꾸는 생물공정 후보가 될 수 있다. Lhet2를 이용한 2008년 미생물 연료전지 실험에서는 pH 4 이하에서 철을 전자 매개체로 사용해 전류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대 출력은 실험실 규모에서 측정됐고 킬레이트제와 별도의 전자 매개물질을 넣었을 때 향상됐다. 이를 광산배수만 넣으면 곧바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로 해석할 수는 없다.

철 환원을 오염 정화에 적용할 때에는 생성된 이가철과 결합 금속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추적해야 한다. 환원으로 광물이 녹으면 고정돼 있던 금속이 오히려 물로 나올 수 있고, 반대로 황산염환원이나 pH 상승이 함께 일어나면 새로운 침전물에 포획될 수 있다. 실제 공정에는 산소 농도, 탄소원 투입량, 침전물 회수와 처리까지 포함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 세균을 정리하며 눈에 들어온 사실은 금속을 견딘다는 표현과 금속을 없앤다는 표현 사이의 차이다. JF-5는 철과 크로뮴의 산화 상태를 바꿀 수 있지만 원소 자체를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내게는 이 점이 산성광산 정화의 핵심처럼 보인다. 반응 하나의 성공보다 환원된 금속이 다시 산화되는지, 침전되는지, 하류로 이동하는지를 끝까지 확인해야 미생물의 능력이 실제 정화 기술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Harrison, A. P. Jr., “Acidiphilium cryptum gen. nov., sp. nov., heterotrophic bacterium from acidic mineral environments”,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Bacteriology, 1981, 31권, 3호, 327–332쪽. 원문 정보 보기
  • Küsel, K. 외, “Microbial Reduction of Fe(III) in Acidic Sediments: Isolation of Acidiphilium cryptum JF-5 Capable of Coupling the Reduction of Fe(III) to the Oxidation of Glucose”,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1999, 65권, 8호, 3633–3640쪽. 원문 보기
  • Cummings, D. E. 외, “Reduction of Cr(VI) under acidic conditions by the facultative Fe(III)-reducing bacterium Acidiphilium cryptum”,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07, 41권, 1호, 146–152쪽. 원문 정보 보기
  • Borole, A. P. 외, “A microbial fuel cell operating at low pH using the acidophile Acidiphilium cryptum”, Biotechnology Letters, 2008, 30권, 8호, 1367–1372쪽. 원문 정보 보기
  • List of Prokaryotic names with Standing in Nomenclature, “Acidiphilium cryptum”, DSMZ, 2026년 9월 확인. 분류 정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