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alinibacter ruber의 xanthorhodopsin 광에너지 획득 모습

소금이 결정으로 석출될 정도로 농축된 염전의 결정지에서는 물이 붉거나 분홍빛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색에는 여러 미생물과 색소가 관여하는데, 그중 세균 영역에서 특히 흥미로운 존재가 Salinibacter ruber이다. 이 종은 스페인 Alicante와 Mallorca의 염전 결정지에서 분리돼 2002년 정식으로 기재됐다. 현재 Salinibacter ruber Antón et al. 2002는 유효하게 공표된 정명이며 표준균주는 M31, DSM 13855, CECT 5946이다. 분리 균주들은 붉은 색소를 지닌 운동성 막대균으로, 염 농도 20~30%에서 최적으로 자라고 15% 아래에서는 자라지 않았다. 그런데 이 세균의 독특함은 붉은색이나 높은 내염성에 그치지 않는다. S. ruber는 빛을 받아 막을 사이에 양성자 기울기를 만드는 xanthorhodopsin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질문에 대한 답은 '빛을 이용할 수 있다'이다. 다만 식물처럼 빛으로 탄소를 고정하는 광합성과는 구별해야 한다.

소금이 너무 많은 환경에서 세포 안의 물을 지키는 방법

S. ruber가 사는 결정지는 대부분의 세균에게 극심한 삼투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다. 2002년 종 기재 연구에서 분리 균주들은 20~30% 염 농도에서 가장 잘 성장했으며 최소 약 15%의 염이 필요했다. 이후 세포 내부 이온을 측정한 연구에서는 S. ruber가 세포질에 매우 높은 농도의 칼륨을 유지하고 염화이온도 높은 수준으로 갖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많은 내염성 세균이 glycine betaine 같은 유기성 compatible solute를 대량 축적해 삼투압을 맞추는 것과 다른 전략이다.

흥미롭게도 이 방식은 같은 결정지에 사는 극호염성 고세균과 닮았다. S. ruber의 단백질도 산성 아미노산 비율이 높아 고염 환경에서 기능하도록 적응돼 있다. 2005년 M31 균주의 유전체 분석에서는 이러한 유사성이 생리적 수렴뿐 아니라 일부 유전자 교환과도 관련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그러나 S. ruber가 고세균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계통학적으로 분명한 세균이며 현재 LPSN에서는 Rhodothermota의 Salinibacteraceae에 놓인다. 같은 극단적 환경이 서로 먼 생물에게 비슷한 해결책을 선택하게 한 사례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붉은 색소 salinixanthin은 빛을 모으는 안테나가 된다

S. ruber의 붉은빛에는 salinixanthin이라는 carotenoid 색소가 크게 관여한다. 처음에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거나 세포막을 안정시키는 역할이 주목됐지만, 2005년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 더 독특한 기능이 밝혀졌다. 세포막에는 xanthorhodopsin이라는 retinal 단백질이 존재하고, salinixanthin이 이 단백질과 결합해 빛을 모으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xanthorhodopsin에는 retinal과 salinixanthin이라는 두 발색단이 거의 1대1 비율로 결합하며, carotenoid가 흡수한 빛의 에너지가 retinal로 전달된다.

후속 분광학 연구에서는 salinixanthin의 들뜬 상태 에너지가 retinal로 전달되는 효율이 약 45%로 측정됐다. 이는 색소가 단순히 옆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두 분자가 에너지 전달에 적합한 거리와 방향으로 배치돼 있음을 뜻한다. S. ruber의 xanthorhodopsin은 carotenoid가 흡수할 수 있는 파장 영역까지 활용하면서 retinal 하나만 있을 때보다 빛을 수집하는 범위를 넓힌다. 염전 결정지처럼 그늘이 거의 없고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환경에서는 이런 광수확 장치가 추가적인 에너지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xanthorhodopsin은 빛을 ATP 생산에 이용할 조건을 만든다

xanthorhodopsin이 빛을 받으면 retinal의 구조 변화가 단백질의 반응 주기를 시작하고 양성자가 세포막 바깥쪽으로 이동한다. 실제 S. ruber 세포막 소포에 빛을 비추면 주변 용액이 산성화됐으며, 양성자 기울기를 무너뜨리는 protonophore를 넣으면 이 변화가 사라졌다. 즉 xanthorhodopsin은 빛에 의해 작동하는 양성자 펌프이다. 세포막을 사이에 만들어진 proton motive force는 ATP 합성을 비롯한 에너지 대사에 이용될 수 있다.

2005년 공개된 S. ruber M31 유전체에는 여러 rhodopsin 계열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하나가 bacterial proteorhodopsin과 비슷하고 다른 세 개는 당시 고세균형 rhodopsin과 가까운 특징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실험적으로 가장 자세히 밝혀진 것이 salinixanthin을 안테나로 이용하는 xanthorhodopsin이다. 따라서 S. ruber의 빛 이용을 일반적인 엽록소 기반 광합성으로 설명하기보다 retinal 기반 광에너지 획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빛을 이용한다고 해서 광합성 세균인 것은 아니다

S. ruber는 산소를 사용하는 호기성 chemoorganotroph로 알려져 있으며 성장에는 유기물이 필요하다. xanthorhodopsin은 빛으로 양성자 기울기를 만들지만 이 장치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바꾸는 탄소고정 회로는 아니다. 따라서 햇빛만 있으면 유기물 없이 살아가는 독립영양 광합성 생물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더 적절한 설명은 유기물을 이용하는 기본 대사에 빛으로 얻은 에너지를 보조적으로 더할 수 있는 photoheterotrophic 전략이다.

또 붉은 소금 호수 전체의 색을 S. ruber 하나로 설명해서도 안 된다. 염전의 붉은색에는 극호염성 고세균과 Dunaliella 같은 다른 미생물의 색소도 기여하며 지역별 군집 구성도 다르다. 실제 스페인 염전에서 S. ruber 계통이 결정지 원핵생물 군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사례가 보고됐지만 모든 고염 호수가 같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내가 S. ruber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세균이 강한 햇빛을 단순히 견뎌야 할 스트레스로만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salinixanthin이라는 붉은 carotenoid와 retinal 단백질을 하나의 장치로 연결해 들어오는 광자를 에너지 기울기로 바꾼다는 것은 극한환경 적응이 방어와 에너지 획득을 동시에 포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세균을 '붉은 소금 호수의 광합성 세균'이라고 단순화하기보다는 유기물을 먹으면서도 rhodopsin으로 빛의 일부를 에너지로 회수하는 극호염성 세균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