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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퇴적물에서는 산소가 닿는 표면과 황화수소가 쌓이는 깊은 층이 몇 밀리미터에서 몇 센티미터 떨어져 있다. 보통 미생물의 호흡은 전자공여체와 전자수용체가 같은 세포 주변에 있어야 하지만 케이블 박테리아는 이 거리를 전기적으로 연결한다. Candidatus Electrothrix aarhusensis는 해양과 연안 퇴적물에서 발견되는 케이블 박테리아 계통의 한 종으로, 여러 세포가 길게 이어진 필라멘트를 만들어 깊은 곳의 황화물 산화와 표면 부근의 산소 또는 질산염 환원을 연결한다. 2016년에는 Candidatus Electrothrix aarhusiensis라는 철자로 제안됐고 이후 Candidatus 체계에서는 Candidatus Electrothrix aarhusensis가 교정명으로 쓰인다. 한편 SeqCode에서는 유전체 자료를 바탕으로 Electrothrix arhusiensis라는 이름이 등록돼 있다. 이 글에서는 기존 연구와 NCBI Taxonomy에서 사용하는 Candidatus Electrothrix aarhusensis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여러 세포가 하나의 전기 회로처럼 작동한다
케이블 박테리아의 몸은 수많은 원통형 세포가 끝과 끝으로 연결된 긴 필라멘트다. 2016년 분류 연구에서 Electrothrix 계통은 여러 개의 세로 능선을 가진 다세포성 필라멘트로 기술됐고, 개별 세포의 지름은 같은 종 안에서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어 크기만으로 종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Candidatus E. aarhusensis는 덴마크 오르후스만에서 얻은 계통을 바탕으로 정의됐으며 주로 연안과 조간대 환경에서 검출됐다. 필라멘트 전체 길이는 다루는 과정에서 쉽게 끊어져 정확한 상한을 정하기 어렵지만 케이블 박테리아는 센티미터 규모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길이가 중요한 이유는 퇴적물의 산화환원 환경이 수직으로 층을 이루기 때문이다. 표면 가까운 곳에는 산소가 있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산소가 사라지고 황산염 환원으로 만들어진 황화수소가 나타난다. 케이블 박테리아는 필라멘트의 아래쪽 세포에서 황화물을 산화해 전자를 꺼내고, 그 전자를 위쪽 세포까지 보내 산소 환원에 사용한다. 한 세포가 모든 반응을 한 자리에서 처리하는 대신 서로 다른 위치의 세포들이 산화 반응과 환원 반응을 나눠 맡는 셈이다. 이런 전기적 연결 때문에 산소와 황화수소가 서로 직접 만나지 않는 넓은 구간에서도 두 반응이 하나의 호흡 과정처럼 연결될 수 있다.
전자 흐름은 주변질의 평행한 섬유망을 따라간다
긴 필라멘트가 실제로 전류를 전달한다는 사실은 개별 필라멘트를 전극 위에 놓고 측정하면서 직접 확인됐다. 2019년 Nature Communications 연구에서는 최대 10.1밀리미터 길이의 온전한 필라멘트에서 나노암페어 수준의 전류가 측정됐고, 필라멘트를 절단하면 전류가 즉시 끊어졌다. 세포 내부 물질과 막을 제거한 뒤 남는 얇은 섬유성 껍질도 전도성을 유지했다. 이 결과는 전자가 세포질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외피의 주변질에 길이 방향으로 배열된 전도성 섬유망을 따라 이동한다는 설명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이 섬유는 세포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세포와 세포의 경계를 지나 필라멘트 전체를 따라 이어진다. 여러 평행 섬유가 동시에 존재하고 세포 경계에서는 이들을 연결하는 구조가 있어 전류가 이동할 수 있는 연속적인 통로가 만들어진다. 2019년 연구에서 섬유의 전도도는 생물학적 물질로서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측정됐지만, 그 수치를 Candidatus E. aarhusensis 한 종의 고정된 특성으로 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해당 전기생리 연구에는 여러 환경에서 얻은 케이블 박테리아가 사용됐으며 종과 계통에 따라 전도 특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니켈을 품은 단백질 구조가 전자의 통로를 만든다
전도성 섬유의 화학적 정체를 추적한 연구에서는 단백질 중심부와 니켈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2021년 연구에서 섬유 중심부에는 황 원자와 결합한 니켈 보조인자가 존재했고, 니켈을 산화하거나 선택적으로 제거하면 전도성이 크게 감소했다. 이 보조인자는 기존에 알려진 니켈 효소의 중심과 다른 분광학적 특징을 보여 케이블 박테리아 특유의 전도 장치로 해석됐다. 이후 니켈 bis(dithiolene) 계열 구조를 뜻하는 NiBiD 모델이 구체화됐고, 2026년 계산화학 연구에서는 이러한 니켈-유기 단위가 겹쳐진 나노리본 구조가 높은 전자 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전자가 실제 생체 섬유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 센티미터를 이동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니켈 기반 구조가 전도에 중요하다는 실험 근거와 나노리본 모델은 상당히 구체화됐지만, 전자가 각 금속 중심 사이를 이동하는 정확한 물리 과정과 살아 있는 세포에서 전류가 섬유로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에는 남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케이블 박테리아를 금속선과 똑같은 전선으로 묘사하기보다 단백질과 금속 보조인자로 만든 생물학적 전도망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전기 전도는 퇴적물에서 떨어진 두 반응을 하나로 묶는다
케이블 박테리아의 전기 전도는 단순히 독특한 세포 구조를 보여주는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깊은 무산소 층에서 얻은 전자를 표면 가까운 산화층까지 전달하면 황화물 산화와 산소 환원이 공간적으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서로 결합할 수 있다. 그 결과 퇴적물의 산소 소비와 황 순환, pH 분포가 일반적인 확산만으로 예상한 모습과 달라질 수 있다. 하나의 필라멘트가 여러 화학 구역을 가로지르는 덕분에 세포가 직접 산소와 황화물을 동시에 만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Candidatus E. aarhusensis라는 한 종의 이름과 케이블 박테리아 전체에서 얻은 전도 연구를 구분해야 할 것 같다. 센티미터 규모 전자 전달과 주변질 섬유, 니켈을 포함한 전도 구조는 케이블 박테리아에서 강하게 지지되지만, 전도도 수치와 섬유의 세부 구조가 모든 종에서 동일하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분류학적으로도 Candidatus 이름과 SeqCode 이름이 함께 사용되고 있으므로 종 이름뿐 아니라 실제 실험에 사용된 계통과 시료를 같이 확인해야 과장 없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참고자료
- Trojan D, Schreiber L, Bjerg JT, et al. A taxonomic framework for cable bacteria and proposal of the candidate genera Electrothrix and Electronema. Systematic and Applied Microbiology. 2016;39(5):297-306. doi:10.1016/j.syapm.2016.05.006.
- Meysman FJR, Cornelissen R, Trashin S, et al. A highly conductive fibre network enables centimetre-scale electron transport in multicellular cable bacteria. Nature Communications. 2019;10:4120. doi:10.1038/s41467-019-12115-7.
- Boschker HTS, Cook PLM, Polerecky L, et al. Efficient long-range conduction in cable bacteria through nickel protein wires. Nature Communications. 2021;12:3996. doi:10.1038/s41467-021-24312-4.
- Russell O, Zwijnenburg MA, Meysman FJR, Blumberger J. Model Structures and Electron Transfer Properties of Conductive Nickel-Organic Nanoribbons in Cable Bacteria. 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2026;17(36):10340-10348. doi:10.1021/acs.jpclett.6c01926.
- NCBI Taxonomy. Candidatus Electrothrix aarhusen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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